지금으로부터 3년 전
아주 옛날 옛날, '긍비'가 발현되기 전이에요.

퇴사를 무기로 회사에서 휴직을 얻어내고, 혼자 40일 정도 여행을 했어요. 숙소랑 항공권만 결제하고요. 그렇게 도망치듯 도착한 곳이 도쿄였어요.

숙소에 도착한 다음 날, 무서운 질문이 들이닥쳤어요.

"이제 뭐 하지?"
"오기만 하면 행복해지는 거 아니었나?"

구글맵에 저장한 곳은 차고 넘쳤어요. 가고 싶은 곳도, 먹고 싶은 것도 잔뜩 있었거든요. 그때 저의 진짜 방황이 시작된 거예요.

숙소비만 300만 원을 써놓고, 침대에 누워 다음 날이 오는 걸 두려워했어요. 엄마아빠에게 걱정을 잔뜩 안겨놓고, 생활비까지 지원받고 온 건데.. 죄책감과 외로움에 밤이면 눈물이 났답니다.
(지금 보면 울 일도 아니긴 한데, 그때는 다음 날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로 힘들었어요.)

아마도 10명 중 1명쯤은 있을 거에요. 이와 유사한 상황을 마주했거나 혼자 여행을 망설이시는 사람이요. 저처럼 선택과 책임이 무서운 겁쟁이를 만나면 ‘그럴수록 과감히 가보라고’ 말하고 싶어요.

방황이 시작되고, 외로움이 공포로 들이닥칠 때 나의 '행복을 찾는 일'은 생존이 돼버려요. 살기 위해,  '행복한 나'를 미친 듯이 탐구하게 돼요.

그때 비로소 '긍비'가 발현되는 거예요.

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면, 이제는 행복하기 위해 여행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아내는 거예요. 나를 쉬게 하고, 나를 알게 되고, 내 삶의 방향을 돌아보게 하는 수단이 되면 나의 행복을 정의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.

비가 와도, 길을 잃어도, 계획이 틀어져도, 오히려 좋아져요. 그 순간들까지도 여행의 일부가 될 테니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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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! 지금까지 프롤로그였습니다. 

제목은 “여행을 도피처로 떠나는 이들에게”

이 시리즈는 도쿄라는 도시를 빌려 '나'를 알아가는 기록에 가까워요. 무엇을 좋아하고, 어떤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말이에요.

도피처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, 
도망갈 곳이 필요하지만 두려워 망설이는 이들에게,

이 기록이 작은 안내서가 되어주고 등을 떠다밀어주는 작은 손짓이 되길 바라요.

기꺼이, 내가 가장 겁내는 곳에 나를 툭 던져보자고요. 이후에 얻게 될 단단한 ‘긍비’를 생각하면 꽤 남는 장사거든요.

투비컨티뉴!